무언가를 소유하려는 마음은 인간이라면 당연할진대 그 적당함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그렇지만 어떤 직종이나 평온한 상태 혹은 선을 지향한다면 본보기가 될 필요성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왕대사는 보령시내에서 가장 빠르게 가볼 수 있는 사찰입니다. 풍광도 좋은 곳이기도 합니다.
삶의 균형이라던가 적당한 욕심은 과연 어떤 것일까요. 최근 대중적인 인기를 가지고 있었던 한 스님의 행적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불교라고 하면 생각나는 것은 바로 선입니다.
선은 자신을 신뢰하게 하고, 가장 근본 마음의 상태로 되돌려주는 기능을 합니다. 우리의 본래 마음은 청정하고 진실해서 밝은 달처럼 환하다고 하는데 선이란 마음을 챙기는 정념을 통하여 고요한 마음의 상태에 이르는 것이라고 합니다.
멈출 때 비로소 보이는 것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가을에 피는 꽃으로 만든 차 한잔이 느림과 여유의 미덕을 깨우치게 하고 있습니다. 화려한 꽃들이 다투면서 피던 봄, 여름이 지나고 낙엽이 떨어져서 헐벗은 산에 고요히 피어나는 가을꽃은 여백의 꽃입니다.
왕대사에서 왕대(王臺)는 여왕벌을 기르는 집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일벌은 왕대(王臺)를 만들어 새 여왕벌이 될 알을 받아 애벌레를 기르기 시작하는데 꿀벌 암컷의 애벌레 기간 중 왕유 공급량에 따라 여왕벌 또는 일벌로 달라지게 됩니다.
올해와 내년은 그런 시간이 될 듯하다. 보령의 갯벌을 비추는 가을 햇살을 가슴에 가득 담고, 추운 겨울을 귀하고 따뜻한 수행의 시간, 성장과 성숙의 시간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디.
2020년은 특히 여느 해보다 많은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저물어 가는 해거름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다가올 하얀 소의 해의 해돋이를 은근히 기다리는 저력을 얻고자 할 때는 자신의 인생을 관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천년고찰 왕대사 암벽에 신라 비운의 마지막 임금인 경순왕이 미륵세계 실현을 위해 새겨진 마애불이 희미하게 보이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윤곽을 확인할 수는 있습니다.
왕대사에는 대부분의 낙엽이 떨어져서 이제 산의 실루엣이 명확하게 보이고 있었습니다. 높지는 않지만 웅장하면서 나지막한 산 중턱에 자리하고 있으며 서해를 향해 왕대사는 자리하고 있습니다. 왕대사는 바위산을 뒤로 병풍처럼 지어졌으며 대웅전 한 채와 요사체 한 채가 남아 있는 사찰입니다.
이제 겨울을 맞이할 채비를 하는지 무료로 제공하던 커피와 차 한잔을 내려마실 수 있는 정수기도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서해의 아름다운 비경을 보면서 기울어가는 국운의 시름을 달랬다고 하여 산 이름을 왕대산이라 붙여진 곳입니다.
보령시내와 대천간척지, 시원하게 쭉 뻗은 서해안고속도로가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왕대사는 차로 오는 것이 용이하지만 열차나 고속버스를 이용할 경우 터미널에서 택시나 시내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여행떠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령 백운사, 하얀 구름과 가을의 색채가 어울리는 공간 (0) | 2020.11.23 |
---|---|
늦가을 보령의 죽도는 꼭 가봐야 될 보령의 여행지 (0) | 2020.11.19 |
온새미로 들꽃마을의 선죽리 수목원을 걸어보다. (0) | 2020.11.18 |
국립공주박물관에서 만나는 백제 서산 부장리 유적 (0) | 2020.11.17 |
신체건강 만보걷기에 이어 정신건강 독서문화캠페인 (0) | 2020.1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