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살아가기는 하지만 열정 있는 삶을 살고 있지는 않습니다. 열정 있는 삶으로 인해 인생은 아름다운 것인지도 모르지만 계절을 느낄 수 있기에 인간은 많은 것을 남겼습니다. 올해 가을의 생태를 만나기 위해 이곳을 가볍게 찾아가 보았습니다.
천북으로 가는 길목에 자리한 선죽리 수목원은 큰 수목원은 아니지만 보령시의 살기 좋은 마을 가꾸기에 선정된 들꽃마을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은 아니라서 조용하게 돌아보기에 좋은 곳입니다. 수목원 입구의 이정표를 보고 들어가면 됩니다.
가을을 글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지금에 어울리는 소설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쓴 미첼은 성공과 함께 1937년 퓰리처상까지 수상했지만 다음 작품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무엇을 준다 해도 그 일은 다시 시작하지는 못해요."
살다보면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봐야 할 때가 있습니다. 요즘같은 시기는 전체를 바라보고 내일을 준비해야 될 때라고 합니다. 지금은 숲을 보고 있을 때가 필요한 것입니다. 존재하는 모든 사물에는 중심축이 있고 그것은 일정한 방향과 주기를 가지고 순환하며 반복하며 존재를 유지해나가는데 지금은 늦가을입니다.
해가 저무는 시간에 수목원의 이곳저곳을 걸어다니면서 석양을 감상해봅니다.
신죽리수목원에는 마을 분들이 운영하는 농산물 직판장도 있습니다. 주역에서 양은 시간이 지날수록 밖으로 나아가고 음은 시간이 지날수록 안으로 들어온다고 합니다. 벌써 2021년이 얼마 안남았네요. 2021년은 하얀 소의 해라고 합니다.
본디 원시 인류는 몸과 마음이 쇠약해졌을 때 동굴이나 울창한 숲의 은밀한 공간에 들어가 천적으로부터 몸을 피하고 혼자서 조용히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코로나 19 시대는 위기이니 조용히 시간을 보낼때가 아닐가요.
연주회나 행사가 있을때 운영되는 찻집입니다.
지난달 25일에는 이곳에서 천북 들꽃 오케스트라 정기 연주회도 열렸습니다. 크지는 않지만 작은 연주회가 자주 열린다고 하니 기회가 되면 참여해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아름다운 국화꽃이 수목원에 심어져 있네요. 가을 국화하면 가을을 상징하는 꽃이면서 군자를 의미하는 꽃이기도 합니다.
온새미로스러운 그런 수목원이다 보니 사실 신죽리수목원에서는 매년 '온새미로축제'도 열리지만 올해는 조용하게 지나갔습니다.
많이 먹고 많이 버는 것에 대한 욕심보다는 제가 무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욕심이 많은 편입니다. 어떤 것을 느낄 수 있고 어떤 것을 볼 수 있으며 어떤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을까요. 들꽃마을의 '온새미로'란 '가르거나 쪼개지 않고, 생김새 그대로, 자연 그대로, 언제나 변함없이'라는 뜻의 순우리말인데 바로 그 순우리말 온새미로에 잘 어울리는 신죽리수목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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