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당진의 장고항을 찾았더니 그동안 공사 중이었던 시설들이 모두 완공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입구에서 걷기 시작하면 한참을 걸어야 등대까지 갈 수 있는 길도 만들어져 있네요. 지금까지 살면서 느낀 것은 항상 모든 것은 한 걸음에서 시작을 한다는 것입니다.
겨울 철새들이 찾아온 장고항의 바다는 고요하기만 합니다.
이날은 저녁에 장고항의 방파제를 따라 걸으며 예전에 들었던 것 같은 노을 지는 소리를 들은 뒤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동짓날 일기가 온화하면 다음해에 질병이 많아 사람이 죽는다고 하며, 눈이 많이 오고 날씨가 추우면 풍년이 들 징조라고 전한다고 합니다.
장고항에서 실치를 먹어본 기억도 있습니다. 당진의 서해바다 아래에는 어떤 것이 잠들어 있다가 어느 순간 나오는 것이 아닐까요. 이제 봄이 되어 다시금 바다를 뒤덮게 되는 장고항의 실치처럼 말입니다.
걷다가 문득 뒤돌아보니 태양이 붉게 빛나는 것을 볼 수 있는 날이었습니다. 그 태양의 빛은 바다를 파란색이 아닌 붉은색으로 만들고 있었습니다. 아침의 뜨는 해와 저녁에 지는 해의 색은 같은 붉은 색이지만 느낌은 전혀 다릅니다.
장고항 마을은 지형이 장고의 목처럼 생겼다 해서 장고목이라 불리다가 후에 장고항 마을이라 개칭되었습니다. 장고항의 실치는 길이가 3~4cm의 작고 투명한 고기인데 그물에 걸리면 2~3분 내 죽어버리며 몸은 흰색으로 변하게 됩니다.
자연은 딱 필요한 시간만큼 모든 것에 시간을 들인다고 합니다. 서두르지도 않으며 사람처럼 감정 기복에 따라 갈팡질팡하지도 않는다고 합니다.
걷는 길의 아래에는 벽화가 그려져 있고 문구가 쓰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태양이 저 너머로 넘어가는 때의 산책은 그날 하루를 마무리하기 위한 축복이 되어주기도 합니다. 장고항 국가어항은 지난 2008년 12월 국가어항으로 지정된 뒤 예비 타당성 조사와 실시설계를 거쳐 2015년 착공됐으며 2021년 12월 24일에 준공되었습니다.
날이 흐렸다 맑기를 반복하고 있는 날이었습니다. 이제 동지라는 절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제가 어릴때는 꼭 팥죽을 먹었는데요. 이젠 그런 분위기도 없네요. 고대인들은 동지라는 절기에 이날을 태양이 죽음으로부터 부활하는 날로 생각하고 축제를 벌여 태양신에 대한 제사를 올렸다고 합니다.
이 아래에는 바닷물로 가득 차 있지만 간조시에는 바닥이 모두 보여서 돌산에 접근할 수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생각이 많은 것과 깊은 것은 엄연히 다르다. 때론 사람은 누군가의 빛이며 바다가 될 수가 있다고 합니다. 당진 장고항의 한 공간에서 가을이 다 가고 겨울바다 어느 조용한 분위기를 만끽해보았습니다. 이제 얼마 지나지 않으면 한 살을 더 먹게 되는군요.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 운동을 꾸준하게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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