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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떠나기

2024년의 은행나무와 꽃무릇을 준비하는 겨울의 금산 보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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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노란색 물결을 보여주었던 금산 보석사를 본 것이 엊그제같았는데요. 벌써 모든 잎을 떨구고 봄을 준비하고 있는 보석과 같은 은행나무가 보석사에 자리를 하고 있습니다. 수명이 길고, 공해에도 강하며 불이 잘 붙지 않아 도심에서 화재가 확산하는 걸 막을 수 있는 것이 은행나무입니다. 

올 겨울의 보석사 은행나무는 그 웅장한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찰스 다윈은 은행나무를 ‘살아 있는 화석’이라고 불렀다고 할만큼 은행나무는 2억8000만년 전에 출현해 빙하기를 거치며 지금까지 살아남았다고 합니다. 

충남 금산 보석사, 강원 원주 문악읍 반계리의 은행나무와 경북 영주 부석사 입구, 충남 보령 청라마을, 양평 용문사, 삼청동 가로수길등은 모두 은행나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전국의 천연기념물은 모두 477건인데, 그중 은행나무가 25그루입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소원을 품고 있는지 은행나무의 두꺼운 나무 기둥에는 빼곡하게 그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보석사 은행나무의 앞에는 임제의현스니므이 글이 있습니다. 올거니 그르거니 상관하지 말고 산은 산 물은 물 그대로 두라, 서쪽 하늘에 극락이 있냐고 뭊디 말고 흰 구름 걷힌 곳에 청산이 있다는 글귀가 쓰여 있습니다. 

이곳 금산 보석사 은행나무로 걸어오는 길의 입구에는 꽃무릇이 심어져 있습니다. 수선화과의 여러해살이식물인 꽃무릇의 정식명칭은 '석산'으로 가을을 알리는 빨간 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산행을 하실분들은 금산사 보석사의 은행나무의 옆길로 올라가보면 됩니다. 보석사는 통일신라 때 활동하던 조구대사가 885년(헌강왕 11)에 처음 지은 천년고찰로 같은 해에 금산은 큰 가뭄이 든 해였다고 합니다. 조구대사는 가뭄을 해갈하기 위해 진악산을 올라갔다가 맑은 샘이 흘러나오는 곳을 찾았다고 합니다.  

그때 흘러나온 물은 금산 지방의 논과 밭으로 흘러들어 가뭄을 이겨낼 수 있게 했다고 합니다. 샘물이 흘러나오는 영험한 바위를 지키고자 바위 옆에 암자를 짓고, 영원한 샘이 있는 암자라는 뜻으로 '영천암(永泉庵)'이라 했다가 암자 앞을 흐르는 개울을 건너편 산기슭에서 금을 캐내어 불상을 만들고, 절을 세웠는데 그것이 오늘의 보석사라고 합니다. 

앞에 흘러내려오는 물을 잠시 바라보고 있다가 금산사로 들어가봅니다. 전설속에서 조구대사는 다섯 제자와 함께 각각 한 그루씩, 모두 여섯 그루의 은행나무를 절집 앞의 언덕에 심었는데 그 나무가  한 그루의 나무로 합쳐졌다고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물론 6그루의 나무가 하나로 합쳐질 수가 없겠지만 세월의 힘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천년의 바람, 천년의 울림'이란 주제로 열리는 은행나무 대신제는 산신제, 목신제, 당산굿으로 펼쳐지는 대신제가 열리는데요. 이때에 보석사도 많은 사람들이 방문한다고 합니다.  

이제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했던 금산의 보석사는 조용하기만 합니다.  사람들의 간절한 소원은 제가끔 정성껏 적어넣은 소원지가 되어 나무 줄기에 맨 금줄에 매달듯이 올해 잘 보내고 2024년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천년을 넘어서 2천년으로 가기 위한 시간이 지금도 흘러가고 있습니다. 2024년은 청룡의 해라고 합니다. 용의 해이니만큼 삶이 조금은 넉넉해졌으면 하는 소원을 빌어봅니다. 형형색새의 소원지가 금산 보석사의 은행나무에 매달리듯이 올해의 힘든 시기를 이겨내게 해주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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