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무더운 여름은 모두 지나가고 한 낯의 햇살이 뜨겁기는 하지만 가을향기가 나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열기를 내뿜는 여름이 지나면 사색할 수 있는 침묵의 계절 가을이 자연스럽게 다가 옵니다. 차를 타고 멀리 산으로 바다로 가볼 수도 있지만 대전 도심에서도 가을을 만날 수 있는데요.
음력 9월 9일은 양이 겹쳤다는 의미의 중양절로 중구일이라고도 부르는데 가을 냄새를 맡으면서 걷는 길은 조용하면서 좋습니다.
한밭수목원에는 침엽수원, 활엽수원, 화목원, 야생초화원 등 20개소의 다양한 원이 있습니다. 한밭수목원에는 다양한 꽃이 있는데 잘 찾아보면 약으로서의 효능이 부인병 치료와 예방을 위한 약재로도 쓰인 구절초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직 한 낮의 열기는 상당한 편인데요. 그럴때는 이런 정자에서 잠시 쉬어가는 것도 좋습니다.
수목원에서는 수선화도 있는데요. 세상에는 네 종류의 신선이 있다고 합니다. 인선, 지선, 천선, 수선으로 물에 사는 신선이 수선으로 물에 사는 신선 같은 꽃이니 맑고 청명하고 곱습니다.
1시간에서 2시간 정도 거닐면 한밭수목원의 구석구석을 모두 볼 수 있습니다. 성큼 다가온 가을에는 가을의 연인과 함께 걸어도 좋고 혼자 걸어도 좋고 익어가는 가을 정취를 느끼면서 낭만에 물들어 봅니다.
가을에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한밭 수목원에서는 다양한 수종과 나무도 만날 수 있지만 구불구불한 초록 능선과 길이 남아 있어 걷는 즐거움이 있는 곳입니다.
수풀을 헤치면서 돌아다니다가 보면 생각지도 못한 꽃도 만나고 풀도 접하게 됩니다.
흔하디 흔하게 볼 수 있는 소녀의 순정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는 코스모스는 맑은 가을 햇살과 잘 어울리는 초화류입니. 코스모스는 생육이 강건하고 척박지에서도 잘 자라기 때문에 가을에 흔하게 볼 수 있죠. 신이 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제일 처음 만든 꽃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루 일을 끝난 농부 부부가 신에 대한 감사 기도를 올리는 만종을 보듯이 일하는 사람들 역시 주말에는 대전 도심에 있는 이곳에서 약간의 전원생활과 풍경을 만나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아직 여름이 지나지 않았는지 연꽃도 볼 수 있네요. 가을의 초입에도 연꽃은 소박하면서 아름다운 꽃망울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물양귀비와 부처꽃과 가시연과 노랑어리연을 비롯한 수십여 종의 수련이 한밭 수목원의 정원을 장식하고 있었습니다.
한밭수목원에는 여름 내내 활짝 핀 연꽃과 가을 초입에 피어있는 코스모스가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네요.
처서가 지나서 그런지 공기가 제법 신선해졌습니다. 9월 초가 되었을 뿐인데 풀벌레 소리가 요란하네요. 진한 초록색이 여름의 상징이라면 여름의 푸르름과 달리 다른 형형색색의 정취가 풍겨져 나오는 가을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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